잘 모르면 미국 지수에 투자하라는 말
투자를 막 시작했을 때, 주변 지인들이 거의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있었다.
"잘 모르면 그냥 미국 지수에 투자해. 그게 제일 안전해."
당시엔 그 말이 그냥 막연하게 들렸다. 미국 지수? 어떤 지수? ETF? 그게 뭔지, 찾아보면 찾아볼수록 이름들이 쏟아졌다. S&P500, 나스닥, 다우존스... 다 비슷하게 생긴 것 같은데 뭐가 다른 건지, 어떤 걸 사야 하는 건지 전혀 감이 오지 않았다.
그래서 구글도 뒤지고, 유튜브도 보고, 챗GPT한테도 물어봤다. 조사한 내용을 정리해보니 이런 그림이 나왔다.
세 가지 지수, 저마다 다른 얼굴
S&P500은 미국 대형 기업 500개를 모아놓은 지수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 같은 빅테크부터 존슨앤드존슨, 버크셔해서웨이 같은 전통 대기업까지 미국 경제 전반을 폭넓게 담고 있다. "미국 경제가 성장하면 내 자산도 늘어난다"는 느낌으로 접근하기 좋은 지수라고 할 수 있다.
- 대표 ETF: SPY
- 국내 ETF: TIGER 미국S&P500
나스닥100은 나스닥 거래소에 상장된 기술주 위주 100개 기업 지수다.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메타, 구글, 테슬라 등 요즘 핫한 기술 기업들이 가득하다. S&P500보다 기술주 비중이 훨씬 높아서, 기술 섹터가 올라갈 때 수익률이 확 튀는 대신 빠질 때도 꽤 많이 빠지는 편이다.
- 대표 ETF: QQQ
- 국내 ETF: KODEX 미국나스닥100
다우존스는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주가지수로, 1896년부터 이어져 왔다.
대표 ETF로 많이 쓰이는 SCHD는 Dow Jones U.S. Dividend 100 Index를 추종한다. 배당을 꾸준히 지급하는 우량 기업 약 100개를 선별해서 담는데, 코카콜라, 홈디포, 텍사스인스트루먼트 같은 안정적인 배당 기업들이 주를 이룬다. 자산 성장보다 배당 수익을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인기가 많다.
- 대표 ETF: SCHD
- 국내 ETF: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
글만 읽어서는 감이 오지 않았다
공부를 해도 막상 어느 걸 선택해야 할지는 여전히 어려웠다. "나스닥이 수익률은 높지만 변동성도 크다"는 말은 알겠는데, 그 차이가 실제로 내 돈에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 숫자로 봐야 했다.
그래서 직접 시뮬레이션으로 비교해봤다. 조건은 이렇게 잡았다.
- 월 100만 원씩 매달 적립
- 비교 기간: 최근 10년 (2016.06 ~ 2026.06)
- ETF 기준: SPY (S&P500), QQQ (나스닥100), SCHD (다우존스)

10년 기준 수익률은 QQQ +307% > SPY +194% > SCHD +140% 순이었다. 1억 2천만 원을 넣었을 때 QQQ는 4.9억, SPY는 3.5억, SCHD는 2.9억으로 마감했다. 생각보다 차이가 꽤 크게 벌어졌다.
폭락장에서는 얘기가 달랐다
수익률만 보면 당연히 나스닥인데, 한 가지가 마음에 걸렸다. 혹독한 하락장을 버텨낼 수 있는지가 문제였다. 2021년부터 2023년 사이는 미국 연준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면서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시기다. 그때 적립식으로 투자했다면 어땠을지도 비교해봤다.

먼저 수익률이 가장 깊이 빠진 구간부터 봤다.
- QQQ: 2022년 12월 기준 최저 -15.4%
- SPY: 2022년 12월 기준 최저 -2.9%
- SCHD: 해당 기간 손실 구간 없음
QQQ는 한때 원금의 약 15% 손실 구간에 놓였다. 그 상태에서 매달 100만 원씩 계속 넣으려면 멘탈이 꽤 단단해야 하는 셈이다.
그런데 결과는 흥미로웠다. 그 구간을 버티고 나니 최종 수익률은 QQQ +27.93% > SPY +19.69% > SCHD +12.02%로, 셋 다 플러스로 마감했다. QQQ와 SPY는 마이너스 구간을 통과했지만, 떨어질 때 더 많이 사게 되는 적립식 특성 덕분에 반등 이후 수익이 오히려 더 커진 것이다.
결국 폭락장을 버티는 능력이 있다면 QQQ가 가장 강하게 돌아왔고, 심리적 부담이 걱정된다면 SCHD가 그 역할을 해줬다.
결국 선택은 성향의 문제였다
비교를 마치고 나서도 고민이 좀 됐다. 셋 다 장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이렇게 정리해봤다.
| 지수 (ETF) | 장점 | 단점 | 이런 사람에게 추천 |
|---|---|---|---|
| S&P500 SPY |
500개 기업 분산, 성장성과 안정성 균형 | 빅테크 비중 높아 기술주 하락 시 영향 받음, QQQ 대비 성장 속도가 더딜 수 있음 | 무난하게 미국 시장 전체에 투자하고 싶은 사람 |
| 나스닥100 QQQ |
기술주 집중으로 장기 고성장, 적립식 시 폭락장 회복력도 강함 | 기술주 편중, 변동성 크고 심리적 부담 높음 | 기술 섹터 성장을 믿고 변동성을 버틸 수 있는 사람 |
| 다우존스 SCHD |
배당 수익 안정적, 가치주 중심으로 하락폭 방어 | 성장성 상대적으로 낮음, 기술주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음 | 배당 소득을 꾸준히 받으면서 안정적으로 굴리고 싶은 사람 |
결국 "어떤 게 최고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 성향과 상황에 뭐가 맞는지의 문제였다. 변동성을 버틸 자신이 있다면 QQQ, 배당이 중요하다면 SCHD, 딱 하나만 무난하게 가고 싶다면 SPY, 이렇게 접근하니 선택이 한결 쉬워졌다.
어떤 게 정답이냐보다, 내가 어떤 상황에 있고 무엇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더 중요한 선택 기준이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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