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버리지 얘기만 나오면 꼭 따라오는 말들
레버리지 투자를 얘기하면 어디서나 비슷한 반응이 돌아온다.
변동성 드래그. 음의 복리. 하락장 한 번 오면 다 녹아내린다.
다 맞는 말이다. 레버리지 투자로 하락장을 한 번이라도 직접 맞아봤다면 그 무시무시함을 안다. 시장이 조금씩 빠지기 시작하면 레버리지는 그 속도보다 훨씬 가파르게 내려간다. 어제 -3%, 오늘 -5%, 그게 쌓이면 어느새 계좌가 반 토막이 나 있다. 그 숫자를 매일 보면서 멘탈을 유지하는 건 생각보다 훨씬 힘든 일이다.
2021년 말에 샀다면 어떻게 됐을까
말로만 하면 감이 잘 안 오니, 실제로 숫자를 돌려봤다. 2021년 12월 1일은 나스닥이 사실상 전고점 부근에 있던 시점이다. 가장 극적인 하락을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타이밍에 QQQ, QLD, TQQQ 각각 1억 원을 거치식으로 넣고 3년을 들고 있었다면 어떻게 됐을지 확인해봤다.

차트가 꽤 강렬하다. 세 종목 모두 2022년 내내 마이너스 구간을 헤매는데, 레버리지 배수가 높을수록 골이 훨씬 깊다. TQQQ는 한때 -76%까지 빠졌고, QLD도 -56%까지 떨어졌다.
주목할 건 원금 회복까지 걸린 시간이다.
| 종목 | 투자 원금 | 구간 내 최저 | 최저 평가금 | 수익 전환 |
|---|---|---|---|---|
| QQQ | 1억원 | -26.1% | 7,390만원 | 약 17개월 (2023.05) |
| QLD | 1억원 | -55.8% | 4,420만원 | 약 25개월 (2024.01) |
| TQQQ | 1억원 | -76.1% | 2,390만원 | 약 31개월 (2024.07) |
셋 다 결국엔 플러스로 마감했지만, 그 과정은 완전히 달랐다. QQQ가 원금을 회복하고도 14개월이 지난 뒤에야 TQQQ가 겨우 본전을 찾았다. 그 사이 TQQQ를 들고 있던 사람은 1억이 2,390만원까지 줄어드는 걸 지켜봐야 했다. 숫자로만 보면 간단하지만, 내 돈이 4분의 1 토막이 난 채로 30개월을 버틴다는 건 말로 다 못할 고통일 것이다.
근데, 이렇게 생각해보면 어떨까
관점을 하나 바꿔봤다.
그 변동성을 담담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면 어떨까. 그리고 하락했을 때 오히려 "싸게 사는 기회"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모아갈 수 있다면 어떨까.
하락장에서 매수하기 두렵지만 그래도 계속 사면, 쌓인 수량이 상승장에서 폭발적인 수익으로 돌아온다.
적립식 투자는 거치식과 완전히 다른 그림을 그린다. 하락할 때 같은 금액으로 더 많은 수량을 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레버리지 ETF는 가격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사면, 반등할 때 수익률이 훨씬 강하게 따라온다. 거치식에서는 약점이었던 변동성이, 적립식에서는 오히려 무기가 되는 셈이다.
같은 기간, 적립식으로 하면 어떻게 달라질까
아까와 동일하게 2021년 12월부터 2024년 12월까지, 이번엔 매달 100만 원씩 적립식으로 넣었을 때를 확인해봤다.

차트 모양부터 다르다. 거치식은 2022년 내내 깊은 마이너스 구간을 헤맸지만, 적립식은 그 하락 구간에서 수량을 쌓아가면서 훨씬 빠르게 회복했다.
| 종목 | 투자 원금 | 구간 내 최저 | 최저 평가금 | 수익 전환 |
|---|---|---|---|---|
| QQQ | 3,700만원 | -16.3% | 약 1,172만원 | 약 15개월 (2023.03) |
| QLD | 3,700만원 | -33.0% | 약 939만원 | 약 15개월 (2023.03) |
| TQQQ | 3,700만원 | -46.8% | 약 744만원 | 약 17개월 (2023.05) |
거치식과 비교하면 낙폭 자체가 크게 줄었다. TQQQ 기준으로 거치식은 최저 -76.1%까지 빠졌지만, 적립식은 -46.8%에서 멈췄다. 수익 전환까지 걸린 시간도 거치식의 31개월에서 17개월로 크게 당겨졌다. 하락 구간에서 꾸준히 매수한 것이 낙폭을 완화하고 회복 속도를 높인 것이다.
26년 6월까지로 투자 기간을 늘려보면
이번엔 종료 시점을 지금(2026년 6월)까지로 늘려봤다. 똑같이 2021년 12월부터 매달 100만 원씩 넣되, 끝을 2024년 12월이 아닌 2026년 6월까지로 연장했다. 총 투자금은 5,500만 원이다.

결과가 꽤 인상적이었다.
| 종목 | 투자 원금 | 최종 평가금 | 최종 수익률 |
|---|---|---|---|
| QQQ | 5,500만원 | 1.2억원 | +111.3% |
| QLD | 5,500만원 | 1.7억원 | +211.2% |
| TQQQ | 5,500만원 | 2.3억원 | +321.9% |
5,500만 원을 넣었는데 TQQQ는 2.3억원, QQQ는 1.2억원으로 마감했다. 같은 돈을 넣고도 결과가 두 배 가까이 갈렸다. 2022년 하락장을 고스란히 버티면서 쌓은 수량이, 이후 반등 구간에서 이런 격차를 만들어낸 것이다. 하락장이 고통스러운 만큼, 그 시기를 버티며 매수한 보상이 나중에 이런 식으로 돌아온다.
결국 레버리지 투자가 무조건 위험한 건 아니다. 하락장을 버티지 못하고 공포에 팔아치우는 게 위험한 것이고, 레버리지는 그 공포를 더 크게 만드는 도구일 뿐이다. 하락할 때 팔지 않고 오히려 더 살 수 있는 멘탈이 있다면, 레버리지는 생각보다 강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물론 그 멘탈을 유지하는 게 가장 어려운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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