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1] SPMO로 자가배당하기
내 투자 성향이 문득 궁금해졌다
메인 계좌에서는 S&P500과 나스닥 레버리지를 주력으로 매수하고 있다. 그렇게 몇 년째 굴리다 보니 나에게 진짜 맞는 투자 전략이 뭘까 하는 고민이 많아졌다. 돌이켜보면 나는 원래 극강의 안전지향형 투자자였다. 그러다 몇몇 사건을 겪으면서 한동안 공격적인 투자자로 변했다.
문제는 태생이 안전지향형이라는 점이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포트폴리오는 심리적으로도, 실제 지속성 면에서도 오래 가져가기 어려웠다. 내 성향상 시장에 오래 남아 있으려면 전략이 단순해야 하고, 성과가 정기적으로 눈에 보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계산이 복잡하거나 결과가 몇 년 뒤에나 드러나는 전략은 중간에 내가 못 버틴다.
그래서 메인 계좌와는 별개로, 이 조건에 맞는 전략 하나를 제대로 설계해보기로 했다. 단순하고, 매달 눈에 보이는 현금흐름이 있고, 그 과정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전략. 그 고민의 결과를 여기 정리한다.
처음 눈독을 들인 건 GPIQ였다
현금흐름부터 만들자는 생각에 처음 떠올린 건 GPIQ였다.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커버드콜인데 콜을 다 팔지 않아 지수 상승도 어느 정도 따라간다는 점을 골드만삭스 GPIQ 완벽 분석 - 나스닥100 커버드콜, JEPQ·QQQI와 비교 글에서 이미 확인한 터라, 이 종목이면 되겠다 싶었다. 돈이 생길 때마다 GPIQ를 사 모으고, 거기서 나오는 분배금으로 생활비를 충당하면서 남는 돈으로 QLD를 계속 매수하는 구상이었다. 매달 현금이 들어오니 시장에 머무를 심리적 기반이 생기고, 그 현금의 일부로 레버리지를 조금씩 태우면 상승장에도 참여할 수 있다는 그림이었다.
커버드콜 대신 본주로 자가배당하면 어떨까
그런데 구상을 다듬다 보니 걸리는 게 하나 있었다. 커버드콜은 콜옵션을 팔아 프리미엄을 만드는 구조라, 길게 보면 본주 상승을 온전히 따라가지 못한다. 그럴 바에는 그냥 본주를 들고 있으면서 필요한 만큼 내가 직접 팔아 쓰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걸 자가배당이라고 부른다. 분배금을 받는 대신, 지수 ETF를 들고 있으면서 매달 필요한 만큼 주식을 직접 팔아 현금흐름을 만드는 방식이다.
본주 자가배당과 커버드콜 보유 중 뭐가 더 나은지는 GPIQ 대신 QQQM·SPYM을 자가배당하면 어떨까 - 상승장과 하락장에서 총수익 비교 글에서 따로 계산해봤다. 국면과 세금에 따라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상승장에서는 본주를 자가배당하는 쪽이 총수익에서 앞섰고 하락장에서는 커버드콜이 덜 빠졌다. 시장이 길게 보면 우상향한다고 믿는 쪽이라, 상승장에서 앞서는 본주 자가배당이 일반적으로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일 수 있겠다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국면마다 순위가 바뀌긴 해도, 시장이 길게 우상향한다면 상승장에서 앞서는 본주 자가배당 쪽에 승산이 있다고 봤다.
코어 자산은 SPMO로 정했다
본주로 방향을 잡고 나니 다음 질문은 어떤 본주냐였다. 처음에는 나스닥100을 추종하는 QQQM을 코어로 둘까 했다. 그러다 이미 메인 계좌에서 주력으로 담고 있던 SPMO가 눈에 들어왔다. 새 종목을 공부해서 들이는 것보다, 그동안 지켜보며 확신이 쌓인 종목을 코어로 앉히는 쪽이 마음이 편했다.
SPMO는 S&P500 종목 중 모멘텀 점수가 높은 상위 100개만 담는 ETF다. 반기마다 구성 종목을 다시 추리고, 잘 오르는 종목에 더 큰 비중을 준다. S&P500이라는 우상향 지수를 바탕에 깔되 등락은 한 단계 더 실려 있는 구조라, 장기 우상향과 어느 정도의 변동성을 같이 가진 종목이다. SPMO가 어떤 종목이고 SPY와 수익률이 어떻게 갈리는지는 S&P500 상위 100개만 집중 투자하는 SPMO, SPY와 수익률 비교 글에 정리해뒀다.
SPMO 자가배당과 GPIQ, 뭐가 다른가
큰 차이는 누가 파느냐다. GPIQ는 펀드가 콜옵션을 팔아 만든 분배금을 주고 내 주수는 그대로 남지만, 그만큼 주가가 눌리고 받은 돈에는 배당소득세(15.4%)가 붙는다. SPMO 자가배당은 내가 매달 직접 판다. 주수는 조금씩 줄어도 종목 상승은 온전히 반영되고, 인출 비율도 내가 정하며, 세금은 인출액이 아니라 그 안의 차익에만 양도소득세(22%, 연 250만원 공제·분리과세)로 붙는다. 여기에 SPMO는 모멘텀 전략이라 상승장에서 지수를 웃돌 때가 많다.
방식만 다른 게 아니라 결과도 갈린다. 앞의 자가배당 비교 글과 똑같은 조건으로, 이번엔 SPMO까지 넣어 네 종목을 상승장, 하락장, 폭락 후 회복장에서 돌려봤다.
- 1억원을 한 번에 넣고 추가 납입은 없다 (거치식)
- 네 전략 다 매달 그 시점 평가금액의 0.825%(연 9.9%)를 현금으로 뽑아 쓴다. 받은 현금은 재투자하지 않는다
- SPMO, QQQM, SPYM은 매달 그만큼 주식을 판다. GPIQ는 주식을 팔지 않고 펀드가 분배금으로 그만큼 준다
- 모든 수치는 원화 환산이고 세금과 수수료는 뺐다. GPIQ가 없던 2022년 구간은 비교 글의 추정치를 그대로 가져왔다
상승장: 2023년 12월말 ~ 2025년 12월말 (24개월)
| 전략 | 기말 평가금액 | 평가금액 수익률 | 자가배당·분배금 총액 | 자가배당 토탈리턴 |
|---|---|---|---|---|
| SPMO 자가배당 | 1억 7,025만원 | +70.3% | 2,921만원 | +99.5% |
| QQQM 자가배당 | 1억 4,010만원 | +40.1% | 2,451만원 | +64.6% |
| GPIQ 보유 (분배금 수령) | 1억 3,614만원 | +36.1% | 2,402만원 | +60.2% |
| SPYM 자가배당 | 1억 3,581만원 | +35.8% | 2,440만원 | +60.2% |
SPMO 자가배당의 토탈리턴이 +99.5%로 나머지를 크게 앞섰다. 모멘텀 상위 100 종목이 이 구간 지수를 원화로 20%p 넘게 웃돌면서, 매달 0.825%씩 팔아 쓰고도 원금이 1.7배가 됐다. 커버드콜인 GPIQ(+60.2%)와는 40%p 가까이 벌어졌다. 이 구간만 보면 본주 자가배당, 그중에서도 모멘텀 본주가 압도적이었다.
하락장: 2022년 한 해 (12개월)
| 전략 | 기말 평가금액 | 평가금액 수익률 | 자가배당·분배금 총액 | 자가배당 토탈리턴 |
|---|---|---|---|---|
| SPMO 자가배당 | 8,587만원 | -14.1% | 905만원 | -5.1% |
| SPYM 자가배당 | 7,854만원 | -21.5% | 884만원 | -12.6% |
| GPIQ 보유 (추정) | 7,074만원 | -29.3% | 827만원 | -21.0% |
| QQQM 자가배당 | 6,471만원 | -35.3% | 796만원 | -27.3% |
놀란 건 2022년이다. SPMO 자가배당이 토탈리턴 -5.1%로 가장 덜 빠졌다. 커버드콜로 완충한다는 GPIQ 추정치(-21.0%)보다도, S&P500 본주인 SPYM(-12.6%)보다도 나았다. 2022년 하락장에서 모멘텀 지수가 방어적인 종목 위주로 갈아타면서 SPMO가 지수 낙폭을 크게 줄인 덕이다. 다만 이건 모멘텀 규칙이 그해 유난히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 늘 이렇게 방어된다는 보장은 없다.
폭락 다음 회복장까지 붙이면: 2021년 12월말 ~ 2023년 12월말 (24개월)
| 전략 | 기말 평가금액 | 평가금액 수익률 | 자가배당·분배금 총액 | 자가배당 토탈리턴 |
|---|---|---|---|---|
| SPMO 자가배당 | 9,267만원 | -7.3% | 1,761만원 | +10.3% |
| GPIQ 보유 (추정) | 9,250만원 | -7.5% | 1,682만원 | +9.3% |
| QQQM 자가배당 | 9,208만원 | -7.9% | 1,635만원 | +8.4% |
| SPYM 자가배당 | 9,102만원 | -9.0% | 1,758만원 | +8.6% |
폭락과 반등을 한 묶음으로 보면 네 전략이 +8~10%로 거의 붙는다. 2022년에 SPMO가 벌어둔 격차를 2023년 반등장에서 다시 반납했기 때문이다. 빠질 때 판 주식이 회복장을 못 타는 자가배당의 역적립식 손실은 SPMO도 피하지 못한다. 한 사이클을 통째로 놓고 보면 종목 선택보다 "매달 판다"는 구조 자체의 비용이 더 크게 작용했다.
지난 강세장만 떼어 보면 SPMO 자가배당이 GPIQ 커버드콜을 40%p 가까이 앞섰지만, 하락과 회복을 붙이면 격차는 1%p로 좁혀졌다. SPMO의 힘은 상승장에서, 그리고 2022년처럼 모멘텀이 잘 통한 하락장에서 나온다.
SPMO 수치는 실제 데이터로 계산했고, GPIQ의 2022년 구간은 추정이다. 이 표의 자가배당 비율(연 9.9%)은 네 전략을 같은 조건에 놓으려고 맞춘 값이고, 내가 실제로 굴릴 SPMO 계좌는 뒤에 정리한 대로 월 1%씩 뽑는다.
전략을 구체화했다
정리한 규칙은 단순하다.
- 목돈이 생기면 전액 SPMO를 매수한다
- 매월 말일, 그 시점 SPMO 평가금액의 1%를 매도해 자가배당한다
- 자가배당한 돈은 생활비로 쓰거나, 그달그달 원하는 종목에 자유롭게 재투자한다. 정해진 종목이나 비율은 두지 않는다
| 구성 | 비중 | 역할 |
|---|---|---|
| SPMO | 100% | 코어 자산. S&P500 모멘텀 상위 100개 종목. 매달 SPMO 평가금액의 1%를 매도해 현금흐름을 만든다 |
| 자가배당금 | - | 생활비로 쓰거나 그달그달 원하는 종목에 재투자한다. 특정 종목에 묶어두지 않는다 |
평가금액에 비례해 매도하는 방식이라 연으로 치면 10%대 초반을 뽑아 쓰는 셈이다. GPIQ 분배율보다 조금 높지만, 계좌가 줄면 자가배당액도 같이 줄어 원금을 급하게 깎지는 않는다. 특별한 계산이나 상승, 하락, 매도 타이밍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이 전략의 핵심이다.
계산도, 매도 타이밍 고민도 없다. 목돈이 생기면 SPMO를 사고, 매월 말일 SPMO 평가금액의 1%를 팔아 생활비로 쓰거나 그때그때 원하는 종목에 재투자한다. 그게 전부다.
목표는 1억, 오피스텔 한 채
즐겨 보는 유튜버 한 분이 커버드콜 1억을 보유하는 걸 오피스텔 한 채 굴리는 것에 비유한 적이 있다. 매달 또박또박 현금이 나온다는 점에서 월세 받는 오피스텔과 다를 게 없다는 이야기였다. 그 말이 오래 남았다. SPMO 자가배당 계좌도 결국 목표는 같다. 계좌 평가금액 1억을 만들어서 매달 100만원 안팎을 자가배당으로 뽑아 쓰는 것. 오피스텔 한 채를 사는 마음으로 달려가볼 생각이다.
| 계좌 평가금액 | 월 자가배당 (1%) |
|---|---|
| 1,000만원 | 10만원 |
| 3,000만원 | 30만원 |
| 5,000만원 | 50만원 |
| 7,000만원 | 70만원 |
| 1억원 | 100만원 |
새 계좌를 파서 시작한다
SPMO가 모멘텀 전략이라 지수보다 더 흔들릴 때가 있다는 건 감안하고 있다. 매달 파는 주식이 그다음 상승을 못 타고 빠져나가는 역적립식 손실도 자가배당의 숙명이다. 다만 용처를 미리 정해두지 않았으니, 그달그달 형편에 맞게 생활비로 쓰거나 그때그때 담고 싶은 종목에 나눠 태우면 된다. 특정 종목에 묶이지 않는 만큼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게 이 방식의 장점이다.
그래서 이 전략만을 위한 새 계좌를 따로 파서 신규 자금으로 시작하기로 했다. 이게 정말 나에게 맞는 방식인지는 해봐야 안다. 이번 글이 그 첫 기록이고, 다음 전략이 떠오르기 전까지는 이 계좌를 굴리면서 진행 상황을 투자전략#1이라는 이름으로 계속 남겨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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